최근 액면분할이 뉴욕 주식시장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요. 올해만 12개 기업이 액면분할을 발표했는데요. 액면분할이 뭐길래 이렇게 뜨거운 걸까요?
'액면분할'이란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나눠서 주식 수를 늘리는 거예요. 회사가 정말 잘 돼서 1주당 1달러였던 주가가 100달러, 1,000달러로 치솟으면 어떻게 될까요? 주주들은 기분이 좋겠지만, 회사는 조금 난처해져요.
주가가 너무 높으면 투자자, 특히 자본금이 작은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판단하는 기업은 액면분할로 주식 수를 늘려 1주당 가격을 떨어뜨려요. 이렇게 1주당 가격을 낮춰서, 거래량을 늘리고 더 많은 투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어요.
미국을 휩쓴 액면분할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액면분할이 주목받은 건 앤비디아 덕분이었어요. 지난 5월 22일, 앤비디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3년 만에 액면분할 계획을 내놓았어요. 비율은 무려 10 대 1. 그도 그럴 것이 앤비디아 주가는 1년 사이에 3배 넘게 올랐거든요. 주가가 1,000달러를 넘기면서 액면분할 필요성이 커지던 차였죠.
액면분할 소식에 가뜩이나 치솟던 앤비디아 주가에 날개가 달렸어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가 약 30% 추가로 올랐죠.
액면분할, 최고의 호재?
- 지난 12일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도 액면분할을 발표하자, 다음 날 주가가 12% 넘게 폭등했어요.
- 오는 26일, 50 대 1 비율의 액면분할을 앞둔 멕시코 음식 프랜차이즈 기업 차플래의 주가 역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어요.
액면분할을 발표하는 족족 주가가 치솟다 보니 투자자는 다음 액면분할 타자에 주목해요. 1주당 주가가 무려 4천 달러에 육박하는 미국 최대 여행 플랫폼 기업 부킹홀딩스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 미국 대표 소매업체 코스트코 등이 유력한 후보로 손꼽혀요.
액면분할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액면분할을 하면 주가가 낮아져서 거래량이 늘고,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요. 작은 소식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죠. 특히 액면분할 직후에는 시세 차익을 노린 단기 매매가 횡행하면서 주가가 급등락 해요. 이는 회사에 꼭 필요한 장기 투자자에게 악영향을 끼쳐요.
한국은 효과 없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액면분할 효과가 미미해요. 최근 7년 내 액면분할을 한 기업은 삼성전자, 네이버, SK텔레콤, HD현대, 카카오, 신세계 인터내셔널, 에코프로 등이 있는데요. 이 중 카카오와 HD현대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액면분할 이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주가가 떨어졌어요.
오히려 악재가 된 액면분할
지난 4월과 5월에 각각 액면분할에 나선 이차전지 기업 에코프로와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 대표적이죠. 이들 기업은 전기차 수요가 정체되면서 실적 부진에 빠졌고, 액면분할 뒤 유통 주식 수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주가가 급락했어요.
물론 실적이 바탕이 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요. 최근 실적과 주가 모두 상승세인 삼약식품, SK하이닉스 등이 액면분할 예상 기업으로 물망에 올라요. 특히 19일 종가 기준, 주당 755,000원으로 국내에서 액면가가 가장 높은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액면분할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작년에 호실적을 냈거든요.
액면분할의 효과에 부정적인 사람도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로 알려진 워런 버핏이 그중 한 명인 데요. 버핏은 액면분할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매수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어요. 액면분할은 단순히 주당 가격만을 낮추는 것이지 기업 가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액면분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출처=데일리바이트